“KBS1 한국인의 밥상 514회”
2021년 6월 3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
* 자연스럽게 덕유산에 살다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높은 덕유산은 무주 거창 장수 함양 등을 아우른 품이 넉넉한 산이다.
“덕이 많은 산”이라는 이름처럼, 그 산에 기대어 살아온 사람들에겐 산이 내어준 것만으로 부족함이 없다,
초여름을 맞은 생생한 초록의 풍경 속 산이 허락한 그대로 순하고 너그럽게 살아가는 덕유산 사람들의 소박하고 행복한 산중 진미를 만나본다.
★ 산이 좋아 산에 산다네 – 향적봉 대피소 산장지기의 산중 연가
해발 1614m, 덕유산 최고봉, 향적봉. 이곳에 오르면 20년째 향적봉 대피소를 지키고 있는 산장지기 박봉진 씨를 만나볼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상태지만 오가는 등산객들을 위한 작은 쉼터는 여전히 운영 중이다.
홀로 대피소를 지키는 일은 고단하기만 하나 산중 맺은 인연으로 살아간다는 박봉진 씨...
간단한 밥에 친구들이 가져다준 반찬만 곁들여도 별미가 된다.
박봉진 씨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함께 취나물라면, 능이백숙, 그리고 탕국, 그리고 탕국을 끓여 먹었다.
특히 탕국은 박봉진 씨가 산행을 다니던 시절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아 자주 끓여 먹던 것이라고, 산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음식들이 밥상에 오르고, 산에서 즐기는 멋과 낭만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내 눈물 닦아준 고마운 당신, 덕유산이 있어 살 수 있었다. - 나물꾼 김옥순 씨 이야기
물이 많은 덕유산의 구천동 계곡 옆 우뚝 솟은 집 하나가 눈에 띈다.
25년째 눈만 뜨면 산을 오른다는 김옥순 씨의 집이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아들 둘을 키웠다는 김옥순 씨...
이런 김옥순 씨의 삶의 지탱이 되어준 것이 바로 덕유산이 내어준 소중한 산나물이다.
고산지대에서만 자란다는 우산나물부터 고사리, 옻순 등 산이 내어준 나물들로 풍요로운 봄 날, 눈물 나는 인생, 넉넉하게 품어준 덕유산 덕분에 희망을 품고 살았다는 김옥순 씨가 차려낸 소박한 나물 밥상을 맛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