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1 인간극장 5168 회 ”
2021년 10월 11 ~ 10월 15일(월~금요일) 오전 7시 50분 방송
♡ 유쾌 상쾌 통쾌 여장부 현희 씨
흙먼지 뒤집어 쓴 황토밭의 여장부, 그래도 지금이 인생 화양연화라 말하는 그녀가 있다.
남녘이 붉은 황토밭 너머로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는 모습이 장관인 전라남도 무안군...
올해도 어김없이 수확의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전쟁같이 바쁜 고구마 수확 시기만 되면 수십의 인부들을 진두지휘하는 그녀가 나타난다.
동네에서 씩씩하기로 소문난 김현희 씨(60세) 씨...
이런 현희 씨를 무장해제 시키는 단 한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소년 미 가득한 남편, 김기주 씨(66세) 씨다.
우렁찬 목소리로 카리스카를 뽐내던 그녀가 기주 씨 옆에만 서면 수줍음 많은 소녀로 변한다는데...
♡ 현희 씨의 밭에 또 가을이 찾아왔다
계절만큼 솔직한 것이 또 있던가. 시간은 흘러 다시 가을.
농부에게 한 해 결실을 거두는 황홀한 때이기도 하지만, 숨 막히는 날을 감당하는 날들이기도 하다.
한 해 동안 흘린 땀이 열매를 맺는 계절이 되면, 수확 준비로 분주해지는 농부들....
지난봄 파종해 두 계절을 꼬박 키운 고구마도 실하게 영글었다.
그 밭에는 동네의 소문난 여장부 김현희 씨(60)가 자리 잡고 있다는데, 그리고 씩씩한 그녀의 곁엔 사람 좋고, 사람 좋아하는 남편 김기주 씨(66)가 함께하고 있다.
현희 씨의 자랑거리는 바로 직접 가꾼 깨끗하고 건강한 옥토, 그들은 빠르고 안전한 현대식 농법 대신, 느리고 손이 많이 가는 바닷물을 이용한 농사를 짓고 있다.
처음엔 주변에서 미친 짓을 한다며 말리기도 했지만, 호기심 많고 추진력 있는 기주 씨의 긴 연구와 그를 옆에서 절대적으로 지지해주는 현희 씨의 십여 년간 노력이 열매를 맺었다고 한다.
이제는 주변에서는 이들의 해수 유기농 철학에 공감하며 도움을 받고 있다.
덕분에 그들의 하루는 오늘 도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다.
긴 시간과 노력이 깃든 만큼 부부에겐 늘 고구마가 1순위다.
현희 씨가 기주 씨가 만나 가족을 이룬지 약 4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그녀는 아직도 수줍음 많아 소년 같았던 기주 씨에게 푹 빠져있다.
결혼 전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흙과의 인연이 영 없던 현희 씨는 아버지의 소개로 무안의 농부였던 기주 씨를 만나게 되었다.
그러나 현희 씨는 이렇게 농사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데...
현희 씨가 도시 생활을 접고, 기주 씨를 따라 농사일을 시작하며 처음 마련했떤 것은 고작 송아지 한마리와 빌린 밭 천 평이 전부였다.
이를 물고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달이 밝아올 때까지 땅을 일구며 살다 보니 어느새 무안에서 제일가는 친환경 농사꾼이 될 수 있었다.
때로는 도망치고 싶은 날들로 있었지만, 한결같이 그의 곁에서 믿음과 사랑을 주는 서로가 있어 견딜 수 있었다.
# 해야영농조합법인 #
주 소: 전라남도 무안군 현경면 현경 신촌길 20-29
전화번호: 061-454-8156
운영시간: 10시~17시
지금도 현희 씨는 주변 아름다운 것들에 눈길을 돌리는 기주 씨를 보며 “당신은 내가 옆에 있어도 바다만 보이지 나는 바다가 옆에 있어도 당신만 보인당께”라며 귀여운 질투를 한단다.
일을 할 때는 영락없는 영자부지만 남편 앞에서만큼은 소녀로 변하는 그녀...
현희 씨는 일하는 기주 씨의 모습을 몰래 사진에 담기도 하고, 함께 일하다 흙빛으로 물 든 발을 맞대기도 하며, 연인처럼 그리고 동지처럼 웃음 가득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아들아 참 농부가 되거라
코로나 19가 2년이란 시간 동안 잠잠해지지 않으면서 인부를 구하는게 하늘의 별 따기, 약속해 놓고도 어기기 일쑤라 부부에겐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시기 돌아온 아들은 천군마마...
긴 시간 동안 방황 하던 아들은 결혼하며 부부의 곁으로 돌아와 일을 배우고 있다.
더구나 딸 김주희 씨(36세) 씨가 농장의 온갖 행정 일을 도맡으며 안팎으로 든든해졌단다.
힘든 일에도 행복을 가져다 주는 아들 김주현(38세) 씨...
현희 씨에게 큰 위로를 주는 손녀를 안겨주었다.
아들 주현 씨는 새로운 농법을 공부하며, 남편 기주 씨에게 오랜 비법을 전수 받으려 하고 있다.
주현 씨가 본격적으로 농사를 배운지 이제 3년차...
올해부터 직접 농기구를 몰기도 하며 농장의 중심으로 차츰 이동하고 있지만, 현희 씨와 기주 씨에겐 아직 가르칠 게 많은 아들이다.
그런 아들에게 현희 씨와 기주 씨가 바라는 것은 단하나, 바로 참된 농부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농법 공부와 기주 씨의 오랜 비법, 그리고 “농부”가 되기 위한 노력까지...
주현 씨는 동분서주 바쁘다.
과연 현희 씨의 밭은 올가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