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1 한국기행 599편”
2020년 6월 7일~6월 11일(월요일~금요일 9시 30분 방송)
★ 놀면서 멍하니 ★
은퇴 후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있나요?
자식으로, 부모로, 한눈 팔 새 없이 살아온 우리는 이제, 그만 일하고 싶다.
회색 건물 숲과 대비되는 싱그러운 초록의 숲속에 집을 짓고 숲이 내어주는 만큼만으로 소박한 밥을 차려내고 마당으로 불어오는 풀냄새 꽃향내를 느끼며 살아가는 것...
그러면 어느새, 지금껏 좇았지만 알지 못했던, 행복이 슬며시 찾아든다.
어깨에 얹어놓았던 무거운 짐 내려놓고 바삐 놀리던 팔다리 쉬며 비로써 누리는 인생 쉼표, 놀면서 멍하니...
2부, 내 어린 시절처럼 (6월 8일 화요일 방송)
할머니가 사시던 옛집으로 돌아와 서까래와 아궁이, 문과 기둥을 그대로 보존하며 사는 경기도 가평의 고희정 씨...
“어렸을 때 외할머니 집에 온 것 같아”
문득 도시의 삶에 지칠 때면 친구들은 이곳에 찾아든다.
정겨운 옛집의 푸근한 품 안에 안겨들면 저절로 고단함을 사라지고, 시골집에 온 듯 편안해 진다고 한다.
장작을 패서 불을 때 추억의 음식을 만들고, 제 몸의 세 배는 됨직한 큰 은행나무 아래에서 그네를 타고 놀면, 마치 어린 시절의 개구쟁이로 돌아간 것처럼 참 즐겁다.
광주광역시에서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지으신 집으로 돌아와 손수 아버지의 흔적이 가득한 곳곳을 보수하고 정원을 가꾸며 살아가는 김창섭 씨를 만났다.
아버지가 만들어 놓으신 대숲에서 제철의 죽순을 잔뜩 캐다가 어머니가 하셨던 것처럼 손질해 먹고, 기억을 더듬어 대나무로 활을 만들어 보는 창섭 씨의 얼굴엔 소년처럼 순수한 미소가 번진다.
이들에게 집은 집이 아니라 놀이터다.
어른이 되어서도 가장 행복했던 어린 시절처럼 노는 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