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1 한국기행 624회 ”
2021년 11월 29일~12월 3일(월~금요일) 밤 9시 40분 방송
# 시골 할슐랭
할머니 세글자에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아프던 배를 할머니 약손으로 어루만지면 아픔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허기진 날, 할머니가 정성스레 차려주신 밥 한 그릇을 먹고 나면 다시 세상과 맞설 기운이 생긴다.
세상에는 별점 세 개를 주는 밥집이 최고라지만 우리에게는 하늘의 별을 다 주어도 모자란 정성가득한 할머니의 집밥, 시골 할슐랭이 있다.
온종일 거친 바다에서 물질하고 산과 밭을 헤맨 끝에 할머니가 만든 소박한 한 끼를 먹고 나면 영혼까지 치유되는 느낌이다.
할머니의 정성과 손맛으로 탄생한 최고의 시골 할슐랭, 할머니 손맛을 따라 가본다.
2. 울할매 옥란씨 (11월 30일 화요일 방송)
강원도 원주 세 아들과 두 손녀와 함께 살아가는 매력 만점 유쾌한 옥란할매가 있다.
김장 날을 맞이한 할매 댁. 큰아들 증석씨와 큰손녀 송아씨가 할매의 지휘아래 밭에서 채소를 뽑느라 분주하다.

큼직하게 잘 자란 무를 뽑으며 손녀에게 한마디, 쪼그리고 앉아 파를 뽑는 아들에게 두마디. 옥란할매의 살벌한 입담은 그칠 줄 모른다.
마당 한 켠 가득 배추와 무가 준비되었다면 이제 김치 양념을 만들 차례이다.


마늘과 생강, 고춧가루에 할매만의 비법 재료, 갓을 듬뿍 넣고 버무린다.
옛날 산골에서 하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할매, 오랜 세월을 간직한 주름진 할매의 손은 더욱 맛을 깊어지게 한다.
김장하는라 고생한 할매를 위해 손녀 송아 씨가 특별한 한 상을 준비했다.
“요즘 아이들”이 먹는 음식도 좋아하는 할머니를 위해 새우 가득 넣고 만들어낸 파스타...
기름을 퍼먹게 생겼다며 툴툴거리는 할매지만 입가에는 얼핏 웃음기가 어려있다.
손녀가 움직이는데 할매가 가만히 있을 쏘냐, 손녀딸이 좋아하는 호박범벅으로 송아 씨의 마음에 응답한다.


평생 할머니와 살고 싶다는 송아 씨와 이제는 손녀 없이는 못 산다는 옥란 할매의 살벌하고 사랑스러운 하루를 함께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