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1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147회 ”
2021년 12월 4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방송
♡ 일렁이다 그 마음 ~ 경남 남해

겨울의 초입, 남쪽 바다 끝으로 간다.
일점선도(一點仙島)
한 점 신선의 섬으로 불리는 경남 남해...
68개의 크고 작은 섬이 모인 남해는 1973년 남해대교 개통으로 육지와 이어졌지만 쉽게 가기엔 여전히 멀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았다.
그 자체로 사람과 더불어 살아간다.
온화한 해양성 기후 덕에 겨울에도 푸르다는 경상남도 남해...

가을과 겨울 사이 계절의 문턱을 넘는 남해의 풍경은 또 어떤 색일까.
♡ 돌아온 고국 한국에서 찾은 제2의 고향 독일 마을
여권 없이 떠나는 독일 여행...
남해의 명소로 손꼽히는 독일마을에 도착한다.

# 독일마을 #
주 소: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1074-2
마을을 걷던 중 “구텐탁” 독일식 인사로 반기는 부부를 만난다.
나라를 위해 멀리 독일에서 간호사로 광부로 파견 갔다가 귀향한 노부부...
한때 한국에 돌아온 걸 후회하며 외로운 이방인처럼 살던 부부는 독일마을에서 비로소 행복을 얻었다.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끼리 얻을 수 있는 말로 다 못할 유대감, 부부는 집 앞 골목에 광부 도르래 상을 세워두었다.
글릭아우프, 광부들이 지하 2천미터 광산에 들어가기 전 서로에게 건넨 말, 항상 행운을 빈다는 글릭아우프는 이제 독일마을 관광객에게 전해지고 있다.
♡ 집도 둥글게 마음도 둥글게 동그라미 귀촌부부

해안선의 길이만 302km에 달하는 남해군은 어딜 가나 바다로 둘러 싸여있다.
섬의 남동쪽 끝자락 미조항이 한눈에 보이는 동산 위를 오른다.
그곳에 나란히 자리한 3개의 황토집. 이 중 황토집 2호는 만화 속 버섯 집처럼 모서리 하나 없이 둥글둥글한데, 평생 사각의 틀에서 살던 동갑내기 부부(67세)가 예순이 되는 날 직접 만들었다는 이 집의 콘셉트는 동그라미. 초등학교 동창으로 시작, 줄곧 도시에서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던 부부는 나이 쉰에 멈춤을 선언했다.
그렇게 전국을 돌고 돌아 정착한 곳은 이곳 남해, 부부는 낚시 배를 사고 텃밭을 가꾸며 비로소 좀 더 가볍게 사는 삶을 실천할 수 있었다.
부부는 서로를 어리와 버리로 부른다.

앞으로의 인생 2막은 좀 더 어리버리하게 살아보자는 부부의 참신한 아이디어다.
인생길 60까지 부부는 경생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이제 부부는 동그라미 황토집에서 나를 놓고 행복해지는 법을 배워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