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하룻밤 꽃잎은 수줍게 얼굴 내밀며 콧바람 넣으러 가고 싶다며 속도 없이 콩닥.
발에 모터 단 듯 정신없이 돌아다니지 못해도 좋으니, 하룻밤 그 화사한 봄 속에서 잠들다 올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네...
두근두근 봄 꿈꾸는 당신을 위해 자신의 집 한 칸 아랫목을 통 창의 바다를 화사한 찬란한 정원을 기꺼이 내어주겠다는 이들...
이 봄날 온전히 당신을 위한 하룻밤을 찾아 떠나는 기행...
4부 내 생애 봄날
경상북도 경주시, 노년에는 한옥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한용석 씨와 이경미 씨 부부는 5년 전 150년 된 고택을 직접 고쳤다.
부부는 이곳에서 다시 찾은 봄날을 즐기는 중이다.
이 집을 고치던 중 백혈병에 걸렸던 남편, 용석 씨는 이 봄날의 풍경을 다시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다행히 치료가 잘 됐고 그간 꿈꿨던 것을 하나씩 찾아가는 중이다.
평생 모은 카메라와 직접 찍은 사진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부터 언제든 “뚝딱”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작은 목공소까지...
덕분에 경미 씨도 넓은 마당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경미 씨가 생에 처음으로 담근 장을 가르는 날이다.
어머님이 해주셨던 것처럼 아내 경미 씨도 훗날 자식들에게 직접 담근 장을 주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장을 담그는 법까지 배웠다.
둘이 들기도 힘든 큰 장독을 옮기는 부부의 표정엔 긴장감이 한가득이다.
과연 그녀의 꿈이 담긴 첫 장 담그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소중하게 쓰는 법을 배운 부부의 특별한 봄날의 하룻밤을 만나본다.
5부 두 남자의 낭만적인 家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13년 동안 집을 고치고 있다는 부자가 있다.
굴러 떨어지면 바다가 있는 자리에 낭만 가득한 나뭇집을 짓고 살고 싶었다는 아버지 서융 씨와, 그 집에서 자신만의 느낌이 담긴 감성 숙소를 꾸며가고 있다는 아들 준규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 집의 특징은 온통 창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침대도 욕조도 테이블도 모두 창을 따라 자리 잡았다.
집 어디에서든 바다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집을 직접 설계한 이는 아버지 서융 씨다.
하지만 살다 보니 만족보단 불편함이 컸고 그걸 보완하기 위해 시작한 공사가 벌써 13년째라고 한다.
5년 전부턴 대학 다니느라 집에 손님처럼 드나들던 준규 씨까지 함께하면서 일이 커졌다.
결국, 낭만의 감성 포인트가 서로 조금씩 다른 부자는 부딪히지 않게 각자의 공간을 정했다.
외관의 로즈마리를 가꾸고 미래의 정원을 그리는 것은 아버지가, 내관의 인테리어와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은 아들의 몫이다.
같은 듯 다른 서로의 로망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두 남자의 낭만적인 집이 완성된다.
바쁘게 일만 하느라 벌써 해가 질 시간이지만 두 사람의 낭만 타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작당포구 피크닉부터, 아버지의 추억이 담긴 바지락 술 찜을 곁들인 밤바다 만찬까지...
그들의 밤은 낮보다 낭만적이다.
낭만적이고 싶은 두 남자의 낭만적인 家를 만나러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