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좋다 ~ 봄날의 단짝
사람 사이에만 궁합이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식재료 중에도 서로 조화를 이루며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재료들이 있다.
늘 함께 상에 오르는 멍게와 해삼, 복어 음식에 빠질 수 없는 미나리, 돼지고기와 겾들이면 좋은 부추까지...
맛은 물론이고 영양까지 더해져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음식처럼 봄날, 단짝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 멍게, 해삼, 소라 닮은 듯 다른 봄 바다의 단짝 – 거제 해녀 삼총사
꼭 함께 부르게 되는 멍게와 해삼, 소라처럼 함께 거제 바다를 누비는 해녀 삼총사가 있다.

해녀 학교에서 인연을 맺은 최영희, 윤수연, 이소영 씨 세 사람은 선생님과 제자로 만나 단짝이 되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뒤늦게 해녀의 길에 선 세 사람은 늘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고 거센 물결에 위험한 순간이 있을 때면 언제나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사이다.
오늘도 삼총사는 바다가 아낌없이 내어준 멍게와 해삼, 소라, 문어를 들고 양손 무겁게 집으로 돌아왔다.

제철 맞은 멍게는 살짝 데쳐내면 쫄깃한 식감과 은은한 향이 일품이고, 바다의 삼이라 불리는 해삼은 말려두었다가 육지의 삼, 인삼과 함께 끓여내면 고된 하루를 달래주는 최고의 보양식이 된다.

멍게와 해삼 내장을 넣고 비벼낸 비빔밥과 해삼, 소라에 미나리를 썰어 넣고 유자청과 김을 곁들인 해삼 소라 범벅은 저게 바다의 향긋한 봄을 느끼게 한다.

인생 2막을 다시 바다에서 시작한 해녀 삼총사의 봄날, 꿈으로 가득한 밥상을 만나본다.
*함께 하니 더 재미있다 – 마동리 아흔 할머니와 서른 살 초보 농부의 윈윈 라이프
깊은 산골, 청주시 문의면 마동리- 특별한 인연이 있다.
아흔한 살의 신해인 어르신과 서른 살의 초보 농사꾼 이재은 씨의 이야기다.

첫 만남에 떡국을 끓여드려, 마을에서 “떡국이”라고 불리는 재은 씨는 3년 차 초보 농사꾼이다.
평생 농사짓고 살아온 신해인 어르신은 재은 씨에게는 항상 좋은 스승이 되어준다.
밭에는 언제 거름을 내야 하는지, 어떤 나물을 먹을 수 있는지, 밭 주변에 해야 하는 작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 배울 것이 끝이 없다고 한다.

젊은 재은 씨에겐 모든 것이 낯설 텐데,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인지 하하 호호 웃기 바쁘다.
봄 농사가 시작되니, 백발의 신해인 어르신과 서른 살 청년의 합동작전이 시작된다.
힘쓰는 일은 재은 씨가 지혜 담당은 신해인 어르신이 오늘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바쁘게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마을에서 칼국수 잘 만들기로 소문이 난 신해인 어르신이 머위를 넣고 칼국수를 만들어주신다.

옆집에 사는 유영순 어르신도 돌나물을 넣고 돼지껍질을 무쳐주시니 재은 씨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지칭개 등 나물을 넣고 어르신들께 나물 떡볶이를 대접한다.
떡볶이에 넣고 남은 지칭개 뿌리는 신해인 할머니표 뿌리찜으로 변신하니, 지칭개 나물 하나로도 배우는 게 참 많다.
엄청난 세대 차이마저 재밌고 즐겁다는 마동리 ‘떡국이’ 재은 씨와 어르신들...

부족함을 서로 채워주며, 함께라 더 행복한 마동리 단짝의 봄을 맞이하는 밥상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