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밥상 555회 ”
2022년 3월 30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
# 졸이고 조리다 한국인의 조림 밥상
긴 시간 뭉근하게 조리면 더 진하고 선명해지는 풍미.
재료의 핵심만 응축시킨 맛의 용광로. 오래 두고 먹고자 했던 손조들의 지혜가 스며있는 궁극의 조리법.
한눈팔지 않고 정성껏 조려 낸 우리의 조림 밥상을 만난다.
# 졸이고 조린 마음, 어머니의 밥상 ~ 전남 고창
전북 고창의 한 철쭉 밭에서 아들의 농사일을 돕고 있는 김정순 씨를 만난다.
4년 전 귀농해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온 막내아들과 며느리...
정순 씨는 요즘 아들 농사 도우랴, 도시 출신 며느리에게 음식 전수하랴 허리 펼 새 없이 바쁘다.

가마솥 앞에 선 정순 씨가 굽은 허리로 쉬지않고 휘젓는 것은 바로 조청...
조림의 맛을 내는 건 장만이 아니다.
오래 푹 졸여서 시간과 정성으로 만들어 낸 조청은 달콤한 조림을 완성하는 일등공신. 불 앞에서 꼬박 8시간 한눈 팔지 않고 저어줘야 제대로 만들어진다.

인고의 시간이 빚어낸 조청은 어떤 진한 맛들을 만들어낼까.
첫 순서는 아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명태조림...
조청으로 단맛과 윤기를 더해 달콤 쫀득해진 어머니 표 조림이다.

한눈팔지 않고 정성껏 조려낸, 기다림과 정성이 담긴 한 그릇. 종갓집 며느리로 평생 대가족 식사를 책임져온 김정순 씨에게 “졸인다”는 건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이 의미다.
10년간 시어머니의 병시중을 들며 끼니마다 끓였다는 들깨죽...
이 진한 맛만 남도록 졸이고 졸이느라 손에는 굳은살이 다 박혔다.
밭일하고 죽을 고며 보낸 고행과도 같았던 세월. 고생한 어머니를 위해 막내아들 부부가 음식을 준비한다.
야들야들하게 삶아낸 뒤 달콤하게 조린 등갈비 보양식과 어릴적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가마솥 닭강정이다.

매끼 밥을 나눠 먹으며 설에게 스며들고 있는 가족.
이들의 밥상에서 정성과 기다림으로 빚어낸 귀한 조림의 맛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