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행 648편 ”
2022년 5월 16일~5월20일(월~금요일)밤 9시 30분 방송
# 내 인생의 한 끼
백 마디 말보다 따뜻한 밥 한 끼가 위로될 때가 있다.
힘들 때 외로울 때 눈군가가 그리울 때
인생의 고단함을 녹이고 마음을 데워준 특별한 한 끼를 찾아 떠나는 여정.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엄마의 밥상부터, 진짜 맛을 찾아 깊은 오지로 들어간 자연인 셰프의 밥상까지...
마음의 허기를 든든히 채워 준 내 인생의 한 끼를 만나본다.
2. 맛의 기억 (5월 17일 화요일 방송)
전남 영광에는 3년째 동거 중인 고부가 있다.
농사 초보지만 발랄한 며느리 원도경씨와 무뚝뚝한 박정순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결혼 전 두 분을 모시고 살겠다고 시아버지와 나눈 약속은 아버지와 나눈 약속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지키지 못했다.
홀로 남은 시어머니마저 외롭게 떠나 보낼까봐 도경씨는 한달음에 시어머니 곁을 내려왔다.
도경씨는 시어머니를 생각하면 잊지 못할 밥상이 있다.
바로 초음 시집오던 날 어머니가 차려줬던 밥상...


모처럼 고부가 함께 그날의 밥상을 다시 차려보는데, “엄마 이렇게 해야해 저렇게 해야해?
쉼 없이 시어머니에게 말을 거는 도경 씨에 반해 정순 할머니는 묵묵부답. 이에 굴하지 않고 도경씨의 재잘거림은 끝이 없다.
모시 송편을 빚는 순간에도 숯불에 굴비를 노릇하게 굽는 순간에도 쉬지 않고 정순 할머니에게 말을 건넨다.
송편 한 번 빚고 열 마디 굴비 한번 뒤집고 열 마디. 그런 며느리가 싫지는 않은지, 어느새 정순 할머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어느새 함께 먹는 식사가 익숙해진 고부. 사랑한다는 도경 씨의 말에 작게 응답한 정순 할머니...
가족의 식탁에는 서로를 향한 사랑이 담겨있다.
경북 영천 소금창고를 나서는 조정숙, 홍지영 모녀...
오늘은 소금을 볶는 중요한 행사가 있는 날이다.

집안 대대로 소금의 중요성을 배워온 정숙 씨는 딸 지영씨에게 집안의 맛을 대물려주고 싶었고 지영 씨 역시 뜨시 있었기에 어머니 밑에서 요리를 배우고 있다.
10년이 넘게 창고에 보관해 둔 소금은 간수가 빠져 쓴맛이 즐어들어 훨씬 깊은 맛을 낸다고 한다.
오늘 정숙씨가 지연씨에게 가르칠 요리는 들밥...
어릴적 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해 할머니가 내어갔던 ”들밥“

그 맛과 정겨웠던 풍경은 육십이 훌쩍 넘어서도 잊지못할 기억속 추억의 음식으로 봄이면 딸 홍지영 씨와 함께 어김없이 들밥을 만든다.
가마솥에서 오랜 시간 볶은 소금으로 당근과 호박, 각종 두릅전을 부치며 일을 돕는다.
돔배기구이와 양념 듬뿍 바른 황태까지 노릇하게 굽고 빠금장까지 팔팔 끓여내면 들밥 준비는 끝...
하나하나 정성스레 바가지에 담아 차려낸 들밥. 들밥이 완성은 담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바가지 하나에 각종 나물 찬을 넣고 맛있게 비벼 먹는 것. 이제는 잊혀져 가는 오래된 맛을 담아내는 정숙 씨와 대를 이어 그 맛을 담아내는 지영 씨...
그 추억의 맛을 함께 맛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