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자연인이다 523회 ”
2022년 10월 12일 수요일 밤 9시 10분 방송
# 깊은 산골 연구소 자연인 강준구
10월 12일 방송하는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야생이 일상의 무대라는 자연인 강준구(62세) 씨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산속이 편안하다는 남자가 있다.
비닐과 배낭, 단출한 준비물만 챙기고 온종일 산을 누비다 보면, 어느새 해가 저물고 차가운 밤공기가 산에 드리운다.
캄캄한 숲에서 빨랫줄과 비닐로 간단히 잘 곳을 마련해두고, 메뚜기를 라이터불에 그을려 저녁 식사를 해결하는 자연인.
한밤의 숲에서 정체불명의 울음소리가 들려와도 놀라거나 당황하는 기색이 없다.
자연인 강준구 씨에게 야생은 일상의 무대다.
어렸을때부터 동네 뒷산에서 뛰어노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는 자연인.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지.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며 늘 가난해 힘들었던 어머니...
이런 환경에도 웃을 수 있었던 건 산에 오르며 이름 모를 풀들과 동물들에 대한 호기심 덕분이었다.
수의사라는 꿈을 꾸었던 자연인.
우연한 기회에 목장 수의사 보조로 일할 기회가 생기면서 낮에는 현장 경험을 쌓았고, 밤에는 어려운 전문 용어들을 독학하며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자연인은 다름 목장으로 연구소로 스카우트 되며 경력을 쌓아갔다.
끝내 기술 특허까지 출원하며 업계에 이름을 떨치게 된 자연인은 맨손으로 이루어낸 쾌거에 모두가 감탄했다.
그에게 50억이라는 거액의 투자하겠다는 유혹의 손길도 찾아왔다.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제안을 승낙했지만, 투자자들은 마음대로 주식을 발행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
그가 문제를 알아차렸을 땐 이미 늦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시달려야 했고, 동시에 경제 사정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를 만회하고자 연구에 매달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족과는 점차 멀어져 갔다.
모든 것을 잃어 버린 자연인...
세상에 배반을 당하고 염증을 느낀 자연인은 결국 어릴 적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산으로 들어갔다.
자연은 그에게 쉴 곳을 주었고, 자연을 지키기 위해 매일 산을 나선다.
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주워다 그릇으로 재활용하고, 약초 씨앗을 받아 산 곳곳에 심는 것이 그의 유일한 취미다.
20년이라는 세월동안 이런 생활을 해 온 자연인.
독초와 독버섯으로 반찬을 만들기도 하고 굼벵이와 곤충은 훌륭한 간식이자 저녁거리다.
뽕나무 뿌리로 세제를 만들어 빨래를 하고, 때 수건 대신 돌로 목욕을 즐기는 자연인.
산은 그에게 모든 것을 주었고 삶의 터전이요 꿈을 펼칠 수 있는 거대한 연구소다.
산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연인 강준구 씨의 이야기를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