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극장 ”
2022년 10월 31일~11월 4일(월~금요일) 오전 7시 50분 방송
♡ 지리산 시인과 화가 아내
10월 31일 방송되는 “인간극장”에서는 지리산 화개골의 시인 김기수(62세) 씨와 그의 아내 추일주(56세) 씨 이야기가 그려진다.
화려한 도시 생활을 등지고 새들이 지저귀는 산골생활에 뛰어든 예술가 부부가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작은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부부의 직업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기수 씨는 명목은 슈퍼 사장이지만, 약초꾼, 산악구조대장,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아내 일주 씨 또한 장사는 기본, 밭농사 짓는 틈틈이 미술 강의를 다니고, 화가로서 예술혼을 불 태우고 있다.
# 의신슈퍼 #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1420
가을 수확 철인 지금 지리산이 이 부부의 일터다.
기수 씨는 아침 일찍 버섯을 따고, 약초를 캐고 일주 씨는 토란을 베고 호박을 딴다.
낮엔 부부가 함께 산행에 나서 밤과 도토리를 줍는다.
겨울을 향해 가는 시골의 하루는 부부의 맘과 발걸음이 바빠지게 만든다.
등단 시인인 기수 씨. 미대를 졸업하고 미술학원 교사로 일하던 일주 씨...
기수 씨가 운영하던 카페에서 사장과 손님으로 만나 불꽃이 튄 두 사람은 양가 어른들의 성화에 한 달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한다.
시인 남편과 화가 아내로서 낭만적인 결혼생활을 시작한 두 사람...
여행을 좋아하는 공통분모가 있었고 산골생활에 대한 로망도 컸던 부부는 귀촌할 곳을 찾아 산골 여행을 다녔는데, 어느 날 잠시 들른 지리산 화개골에 반해 그 길로 이 마을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낭만적인 시작과 달리 낯선 산골에 정착하는 일은 녹록하지 않았다.
이렇게 호기롭게 시작한 농사는 하는 것마다 실패를 거듭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두 사람이 아니었다.
토박이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트럭 행상을 시작했고, 3년 동안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며 넉살을 피우다 보니 부부는 의신 마을의 슈퍼스타가 되어 있었다.
부부는 예술가의 길도 포기하지 않았다.
시 낭송 소리가 퍼져 나오고 자연을 화폭에 담으면서 부부의 지리산은 로망대로 낭만 가득한 보금자리가 되었다.
그렇다고 마냥 좋기만 했을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산골에서 살아가고 어린 삼 남매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때로는 위태롭기도 했던 부부의 산골생활은 서로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
느긋하고 사람 좋아하는 기수 씨와 바쁘게 살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이 소중한 일주 씨.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 부딪히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언제나 서로가 가장 재미있고 편하단다.
매일 티격태격하지만 서로가 당신이 아니면 누가 나랑 살아주겠냐며, 애틋한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는 두 사람...
젊은 시절 불꽃 튀는 사랑은 시들었지만, 이제는 겨울밤 아랫목 같은 사랑으로 살아가는 부부가 되었다.
가끔 다투어도 말없이 산을 오르다 보면 금세 풀려서 언제 그랬냐는 듯 웃는 모습까지 닮아가는 두 사람...
미워할 수 없는 부부는 세상 단 하나뿐인 “단짝”으로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