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자연이다 535회 ”
2023년 1월 4일 수요일 밤
# 즐거운 나의 집 자연인 천인섭
2023년 1월 첫 수요일 시작이 되는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자연인 천인섭 씨를 만나본다.
천인섭 자연인이 살고 있는 이곳은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겨울 산...
맹추위가 살갗을 파고들고, 모든 생명이 겨울잠을 자는 황량한 계절에 나 홀로 분주히 움직이는 한 남자.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한겨울에도 활기가 넘치는 그의 보금자리.
연못, 그네, 토굴, 황토방까지. 자연인의 오랜 꿈 산골 살이 로망이 묻어나 있는 곳이다.
젊은 시절 로망은 화려하고 세련된 도시에서 한번 성공해보겠다는 열망. 그리하여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온 이유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다른 꿈을 갖기도 전에 주어진 농사일을 형들은 배워야 했고 철없던 막내였던 자연인은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무작정 도시로 떠났다.
아무런 계획 없이 시작된 도시 생활.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서울에 살고 있던 친척의 도움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래 버티지 못했다.
이발소, 용접 공장, 총포사, 다방, 건설 현장까지 도합 근무 기간은 4년을 넘기지 못했다.
금세 싫증 내는 성격 탓에 목표 없는 시간이 흘러만 가던 어느 날,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자연인은 한 집안의 가장이 되면서 방황을 끝내기로 했다.
그리고 철강 회사에 취직해 하루종일 망치질을 반복하는 고된 노동에 허리가 나가고 입원까지 해야 할 정도였지만 꿋꿋이 버텨냈다고 한다.
그런데 불행이 찾아왔다.
순간의 실수로 유압 프레스에 오른쪽 손가락 세 개가 절단되는 큰 사고를 겪게 되며 취직이 어려워져 아내와 함께 순댓국집을 차렸지만, 그는 아내에게 의지해 살아가는것 같다는 마음속 빚을 안고 살았다.
세벽부터 일어나 식당 운영에 힘을 보태면서 기회만 있으면 건설 현장일까지 열심히 하며 20년을 보냈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조바심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일흔이라는 나이, 문득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니 한순간도 편안한 날이 없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자연인에게 떠오르는 곳이 있었는데 바로 그곳은 고향 산골이었다.
고향으로 돌아와 몸도 마음도 추스르고 난후 자연인은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
직접 땅을 파서 만든 지하 토굴이며 공들여 만든 연못, 겨울에도 초록을 잃지 않는 비닐하우스까지 만들었다.
공간이든 시설이든 산골에서 만들 수 있는 거라면 무엇이든지 만들어냈다.
그이 열정은 겨울이라도 시들지 않는다.
여유를 즐기는 자연인은 어린아이로 돌아가 강아지들과 썰매를 타고 황토방에서 얼어붙은 몸을 녹이며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살아가고 있다.
고향 산골로 들어와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며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자연인 천인섭 씨 이야기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