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밥상 603회 ”
2023년 4월 13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
♡ 다시 또 봄 ~ 한상 가득 남도
부드러운 해풍이 산천을 적시고 산과 바다가 초록을 물드는 봄.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남도의 봄에 활력을 북돋아 주는 제철의 맛.
봄바람 살랑이면 꽃잎을 흩날리는 매화와 생명력 넘치는 봄의 전령 미나리.
봄 바닷속을 가득 채워주는 영양 만점 전복과 초록빛 전혜의 맛 다시마.
미역까지...
새로운 희망을 가득 안겨다 주는 활기차고 싱긋한 봄맞이 밥상을 찾아 오늘도 떠난다.
♡ 매화향 가득한 광양의 봄맛 ~ 전라남도 광양시
섬진강이 어깨 곁으로 흐르고 눈부신 매화가 꽃 대궐을 이루는 오색찬란한 남도의 땅 광양으로 떠난다.
온화한 봄기운이 백운산 기슭을 따라 흐르는 새하얀 매화 세상이 되면 광양 지계마을 사람들은 이 매화꽃으로 호사를 누린다.
과거 집마다 양용나무로 쓰이며 필수로 심었던 매화나무는 밤나무 농사 대체 작물로 대량 보급되면서 이제는 광양사람들 삶에선 빠질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매화나무 옆에 이 봄을 풍성하게 해주는 건 바로 봄나물.
봄 중에서도 지금 산과 들에 나는 푸른 것들이 약이고 반찬이라는데...
나물 종류에 따라선 캐는 방법부터 뜯는 시간에 따른 맛까지 다르다.
쑥부쟁이, 머위, 달래 등 뭐든 어리고 연한 것들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봄나물이 봄철 밥상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준다.
밭에서 갓 뜯어온 나물은 광양사람들 주방에서 빠질 수 없는 매실액으로 조물조물 바로 무쳐 먹으면 쌉싸름하고 풋풋한 맛을 만날 수 있다.
매실액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매실 장아찌.
새콤달콤한 장아찌에 제철을 맞아 쫄깃한 주꾸미를 더해 샐러드로 만들어 먹으면 입맛도 살아나고 소화도 잘된다는데, 지금 나오는 제철 우럭 조개도 빠질 수 없는 재료가 된다.
우럭 조개에 쑥을 넣고 끓인 된장국은 건강에도 좋아 봄이 되면 자주 끓여 먹는 국 중 하나다.
무엇보다 귀히 여기는 것은 매화. 다들 매화꽃에서는 아무 맛도 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매화꽃은 향을 먼저 음미하고 먹는다.
그중 김부각을 자주 해 먹는 광양에선 매화꽃을 붙여 만든 김부각은 봄에만 보고 맛볼 수 있는 호사란다.
이 마을에선 매화만큼 봄에 유명하다는 고로쇠도 있다.
고로쇠에 명태를 넣어 졸이면 단맛이 스며들면서 부드러운 북어 살이 된다.
삶은 북어 살은 맛있는 밑반찬으로 삶은 물은 기력 보충용으로 마신다는데, 봄철 지혜가 엿보이는 지계마을 두 여자의 풍성한 봄 밥상이 차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