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다큐멘터리 3일 683회 “
2021년 7월 11일 일요일 밤 11시 5분 방송
나레이션: 박철민 (배우)
# 원주 농업인 새벽시장 72시간
* 샛별을 품은 농사꾼
모두가 단잠에 들어있을 때 새벽 4시. 텅 비어있던 원주천 둔치의 주차장은 변신을 시작한다.
- 원주 농산물 새벽시장 전경 -
날이 밝아오면 차와 사람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새벽시장이 살아난다.
원래 주차 공간이었던 곳에는 작은 노점상들이 가득 들어찼다.
밤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싱싱한 농작물에는 몇 개월간의 수고와 뿌듯함이 서려 있다.
”다큐멘터리 3일“은 27년 동안 원주 농업인 새벽시장 사람들이 새벽잠을 잊고 써 내려온 이야기를 소개한다.
# 원주새벽시장 #
주 소: 강원도 원주시 평원동 54
영업시간: 04~09시
(주차가능)
# 땅에서 밥상까지 농부의 이름을 걸고
1994년 700여 명의 농민들이 모여 직거래를 시작한 강원도 원주 새벽시장...
누군가에겐 거리의 흔한 노점상일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판로를 찾지 못해 생계를 걱정하던 농민들에게 이곳은 눈부신 기적과도 같다.
어렵게 마련한 한 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곳 농부이자 상인들은 한 달에 한 번 당번을 서며 청소부터 방역에 이르기까지 모두 직접 관리한다고 한다.
”실명제 형식으로 이름을 알려 놓고 팔아야 해요.
소비자와 서로 신뢰하고“
(지병서 67세 새벽시장 상인)
농작물을 쌓아놓은 매대 옆에는 생산자의 이름 석 자와 연락처가 적힌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환불 해주는 ”즉시 리콜제“도 운영한다.
내가 길러낸 작물을 직접 판매하고, 누군가의 밥상에 올라가기까지 책임진다는 것은 자식을 길러 사회로 내보내는 부모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직접 딴 곤드레나물을 안은 주만섭(60세), 이서영(59세) 부부이다.
# 한 봉지에 추억과 한 봉지에 사랑을
주말에 새벽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평균 2천여 명...
소문 듣고 멀리서 찾아온 손님부터 새벽잠 없는 동네 어르신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굳이 ”새벽에 직접 얼굴을 맞대고“ 물건을 사러 이곳을 찾는 이유는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옛정의 맛 때문이란다.
”솔직히 농사하는 분들은 남는 게 없어요.
그래서 “싸게 달라, 덤 달라”이런 소리도 안 하는데, 알아서 주더라고요.
(김의순 66세 방문객)
“더 많이 드리고 싶은데, 조금만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
한쪽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주려는 상인과 말리는 손님의 역설적인 실랑이가 벌어진다.
몇천 원이면 한 가족이 먹고도 남을 나물 한 무더기에 넉넉한 덤까지 붙는다.
새벽잠을 이기고 찾아주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맛있게 먹어서 또 찾아왔다”는 인사까지 듣고 나면 저절로 나물 봉지가 두툼해질 수밖에 없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광경이다.
# 농부 희망을 수확하다
새벽시장의 시작을 기억하고 있는 전광휴, 이정희 부부...
젊은 시절 아리따운 새댁이 할머니가 되어버린 시간 동안, 어린 자식들은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한결같이 샛별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 두 사람...
한여름에도 반창고가 떨어질 날 없는 거친 두 손에는 그들이 지내온 세월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50대가 넘어서면서 “이 정도면 살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때 처음 땅을 사고 “나도 살다가 땅을 샀구나? 하고 울었어요.”
(전광휴 66세 새벽시장 상인)
노력한 만큼 보답을 해주는 땅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인생의 진리를 배우는 새벽시장 사람들...
오늘은 어떤 희망이 펼쳐질까?
친근하고 유쾌한 연기를 선보이며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감초 역할로 사랑받는 배우 박철민이 나레이션을 맡았다.
7월 11일 일요일 밤 11시 5분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 원주 새벽시장 72시간 편이 방송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