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1 신계숙의 맛터 사이클 시즌2
2021년 7월 12일 월요일 밤 10시 45분 방송
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 오 즐거운 인생 ~ 섬진강편
작년 여름부터 쉼 없이 달려온 ”신계숙의 맛터 사이클 다이어리“
그 여정의 쉼표가 될 두 번째 시즌의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마지막이라고 마냥 슬퍼할 이유는 없는 법...
지리산 능선 따라 섬진강 변 따라 유쾌한 “계숙표” 여행이 시작된다.
연녹색 짙게 물든 평사리 들판과 녹차 밭을 지나 투명하게 빛나며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까지, 지금 하동과 구례는 온통 여름빛으로 가득하다.
즐겁게 살아가기에도 짧은 인생, 이 여름 더 뜨겁고 진하게 즐기기 위해 섬진강으로 떠난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무더운 여름, 불쾌지수가 날로 높아지는 요즘, 기분 좋은 유쾌함으로 중무장한 계숙이 섬진강(하동. 구례)에 나타났다.
덥고 습한 여름,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수밖에 없다.
지리산 자락 따라 섬진강 따라 신나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더위는 강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그 자리엔 새로운 여행의 설렘이 찾아온다.
신계숙 교수의 오토바이를 제일 먼저 멈춘 곳은 하동 악양면의 평사리 들판...
장애물 하나 없이 펼쳐진 넓고 넓은 들판을 바라보고 있다보니, 도시 생활에 꽉 막혀 있던 시야와 숨통이 저절로 트인다.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었던 이곳은 최참판댁에 앉아 “서의”도 되어 보는 계숙...
“충청도 출신의 서희”는 가문의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최대 야생차 생산지, 하동...
이 차밭 덕에 하동의 여름은 더할나위 없이 청아하다.
지리산 계곡 사이사이에도 짙게 물든 녹색의 향연, 그 길의 끝에서 차밭을 이구며 살아가는 한 부부를 만난다.
먼 곳까지 오느라 고생했다며 부부가 기꺼이 내어준 모히토 한잔...
가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모히토 한잔 받아드니 이만한 산중 낙원이 또 있을까 싶다.
지리산만큼이나 이 시기에 가장 생명력이 넘치고 푸른 곳이 있으니 바로 섬진강이다.
남도의 젖줄인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가다 잠수복 차림의 한 남자를 만났다.
매일 아침 화개천에 출근 도장을 찍으며 은어를 잡는다는 그에게 인사를 하자 그는 흐르는 계곡물과 하나 되어 잠수하더니, 한 시간도 안 되어 잡은 은어만 수십 마리가 올라온다.
1급수에서만 사는 데다, 성격이 급해 섬진강 변이 아니면 좀처럼 맛보기 힘든 은어...
여기에 은어 회부터 은어 튀김에 은어밥까지...
수박 향이 나는 은어를 제대로 즐겨본다.
경상남도 하동과 전라남도 구례를 잇는 남도대교~
다리 하나 건넜을 뿐인데, 또 다른 풍경이 여행자를 반갑게 맞이한다.
이른 새벽부터 손수 기른 채소, 과일을 한 보따리씩 싸 들고나온 구례오일장 상인들...
며칠 전 하늘의 별이 된 할아버지 생각에 마음 복잡해 장에 나왔다는 할머니도 계신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그리울 때 할아버지가 생전 좋아했던 노래를 들으며 동이 트기 전 서둘러 나왔다고 한다.
그런 할머니의 눈물이 마음에 걸린 계숙은 특별한 점심을 준비한다.
구례 너를 들판 한구석, 200년도 더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호젓한 고택을 찾았다.
얼마 전 방송에 나온 이후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오래된 집일수록 사람의 손째가 자주 묻어야 윤이 나고 튼튼해지는 법이라며 오래된 유산을 개방했다는 집주인...
그 바람에 계숙도 고택 이곳저곳을 거닐며 선조들의 지혜를 몸소 느껴본다.
대청마루에 앉아 상념에 잠긴 것도 잠시, 누군가를 기다리는 계숙...
먼 곳 마다하지 않고 단숨에 달려왔다는 그들을 위해 계숙이 준비한 깜짝 선물은?
계숙은 고택에서 밤이 깊어가지만, 수다는 끝날 줄 모른다.
13번의 여행의 행복한 순간들을 찾아 떠나 이제는 시즌2의 마지막 여행...
시즌2는 끝이 나지만 계숙의 오토바이는 멈추지 않고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