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1 바닷가 사람들 18회 *
2021년 6월 2일 수요일 밤 10시 45분 방송
(갈치 편) 기회의 바다, 숙명의 갈치잡이 2부
목포항에서는 한 달에 두 번 갈치잡이 어선이 선왕신에게 술을 바치는 제향을 치르며 바다로 나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갈치*
칼 로 리 140kcal(100g)
제 철: 7월 ~ 10월
영양성분: 단백질, 칼슘, 나트륨
음식궁합: 목이버섯
보 관 법: 냉동 (18℃ 이하)
*갈치는 농어목 갈칫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 서식지는 한국의 서해, 남해 제주도 및 전 세계의 온대와 열대 해역이다
30년 동안 배를 탄 박서아 선장(48세)은 8명의 선원들과 함께 조류를 쫓아 갈치를 잡는다.
그에게 바다는 운명이다.
처음 배에 올랐던 어린 시절 낯설게 느껴졌던 바다는 20대에는 치열함으로, 30대에는 삶 그 자체로 기억이 된다.
바다의 품에서 성장하고 인생을 배우며 50의 나이를 바라보게 된 그에게, 바다는 기회의 터전이자 숙명과도 같다.
박서아 선장이 이끄는 목포의 갈치잡이 어선은 뱃머리의 2톤짜리 거대한 철닻과 배 뒤편의 1톤짜리 그물을 이용해 갈치를 잡는다.
조류가 거센 곳에 거대한 닻을 내려 그물을 고정한 후 조류의 힘으로 그물의 입구를 열어 그 안으로 갈치가 밀려들어 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이다.
이 모습이 마치 아귀가 입을 벌린 채 먹이를 기다리는 모습과 닮았다. 해소 “안강망”이라고 부른다.
안강은 아귓과의 물고기로 알려져있다.
“안강망”은 조류가 빠른 서해와 남해를 중심으로 발달한 전통 어법이다.
*안강망*
조류가 빠른 해역의 입구에 전개장치를 부착한 자루 모양의 그물을 닻으로 일시적으로 고정시켜 놓고 조류에 밀려 그물안에 들어온 대상물을 잡은 어업을 말한다.
어선의 규모가 72톤으로 커지고 장비도 현대화된 지금도 조류로 그물을 펼치고 갈치를 유인하는 것은 옛날 방식 그대로다.
선장은 오랜 경험을 토대로 조류를 예측해 그물을 내리고 올린다.
조류는 하루에 4번 방향과 속도를 바뀌는데, 투망 시기를 잘못 선택하면 그물이 물속에서 얽히거나 스크류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바다에서 “혼자”가 아닌 “함께”가 중요한 이유이다.
어부들은 종종 바다이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받는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터전인 바다를 지키기 위해 어획량 감수가지 감수하며 노력하고 있다.
박서아 선장은 45밀 리가 넘는 그물코를 사용한다.
그물에 들어온 작은 물고기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상괭이라는 토종 돌고래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5m짜리 탈출 구멍도 만들었다.
*상괭이*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고래, 몸집이 작은 돌고래로 인도양과 태평양, 페르시안 연안의 넓은 지역에서 서식한다.
한국에서도 서해안과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종종 관찰된다.
지난해 봄에는 해경과 함께 우리 바다에 중국 어선들이 불법으로 설치한 싹쓸이 그물 400톤을 철거하는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박서아 선장의 배에는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외국인 선원들과 멘토인 김종갑 갑판장(62세)이 늘 함께하고 있다.
선장 옆에서 과묵한 김종갑 갑판장은 그림자처럼 조업을 돕고, 어느 순간이든 최선을 다하며 선원들에게 모범을 보인다.
김 갑판장은 대충 일하며 남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 열심히 사는 게 훨씬 쉽다는 예순의 어부로, 멀리서 온 외국인 선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우리 젊은이들에게 바다가 외면 받는 현실이 안타깝고 한다.
어부들이 잡아 올리는 갈치는 목포의 풍경과 식문화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
목포에는 전라도 한정식보다 몇천 원짜리 ‘남도백반“을 더 많이 찾는다.
육류와 어류, 나물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는 남도 백반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젓갈, 그중에서도 특히 갈치속젓이다.
갈치의 내장을 갈아, 여러 양념과 함께 무친 갈치속젓은 전라도를 대표하는 젓갈 중 하나이다.
갈치속젓은 고기나 쌈을 먹을 때 쌈을 먹을 때 쌈장 대신 곁들여 먹을 정도로 감칠맛이 풍부하다.
육지의 시선에서 바라본 바다가 아닌 바다 사나이들이 말하는 기회와 숙명의 바다, 그 바다에서 오늘도 살아가는 갈치잡이 어부들의 삶과 철학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