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1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136회 ”
2021년 9월 18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방송
# 애틋하다 항구 동네 ~ 부산광역시

동해와 남해를 모두 품은 대한민국 최대 항구도시 부산...
한국전쟁 때는 피람수도로 불렸을 만큼 전국에서 몰려든 피란민들로 판자촌을 이뤘고 아직도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을 앞마당처럼 나누며 서로 의지하고 포용했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부산을 피란민에게 제2의 고향이 되어준 고마운 동네다.
이번 18일 여정에서는 세월의 풍랑을 견뎌낸 골목마다 이웃 간의 정이 넘치는 곳, 억척스러우면서도 바다처럼 너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동네, 부산광역시로 발길을 향한다.
♡ 부산체고 학생들의 참새 방앗간 ♡
영도의 한 골목길을 걷다가 어떤 가게에 “지웅이” “태풍이’ ”한입만“ ”잠시만요“ 등 의문의 단어들이 써 붙여있는 가게를 만난다.
호기심에 들어가 보니 분식집이었다.
식사 중인 손님들이 있는데 인근에 있는 부산체육고등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밖에 써있는 메뉴들의 이름은 이 집 단골 학생들의 이름을 따거나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작품이란다.
부산체고 앞에서 20년을 운영했다는 분식집 사장님은 부산체고 학생들에겐 또 다른 엄마나 마찬가지다. 학생들의 입맛에 따라 뭐든지 맛나게 뚝딱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분식집 안, 벽면에는 매년 졸업식마다 학생들이 사장님과 함께 찍은 사진이 가득하다.
♡ 흰여울마을의 제페토 아저씨
해안 절벽을 따라 마을이 만들어진 흰여울마을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으로 ”부산의 산토리니“라고 불린다.
길목마다 펼쳐지는 절경에 발길이 멈춰지는 이곳에서 배우 김영철도 잠시 쉬어간다.

흥겨운 노랫소리와 함께 음악에 맞춰 인형극을 공연 중인 한 남자가 있다.
마치 살아있는 듯 움직이는 마리오네트이 움직임을 따라 배우 김영철도 춤 실력을 발휘한다.
그곳에는 많은 마리오네트가 걸려있고 마치 동화 ”피노키오‘에 나오는 목수 할아버지 “제페토”의 작업실을 재현해 놓은 것만 같다.

그 인형들은 모두 연세 지긋한 어르신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부산의 제페토 아저씨” 김솔 작가는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마을의 어르신들의 모습을 본떠 인형을 만들었고,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인형극을 통해 주민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는데, 동네 어르신들과 이 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하는 그의 인형극을 관람한다.
♡ 청년들의 꿈을 실은 “우든보트”
배우 김영철이 골목길 사이를 걷다 한옥 건물 뒤뜰에서 나무배를 수리하는 청년들을 만난다.
바닷가도 아닌 이 동네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라 청년들을 따라 공방으로 들어가 본다.

영도의 바닷가가 고향인 이경진 씨는 어릴 때부터 보고자란 배에 관심이 많았는데, 자신과 같은 꿈을 가진 다른 세 명의 청년들과 합심하여 7년 전부터 나무배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청년들은 영도를 “해양 레저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꿈을 위해 다같이 부업을 하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